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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가 된듯한 아빠

분유 계량

 육아를 하다 보면 필수적인 것 중 하나인 분유 태우기. 실제로 해보기 전 내가 옆에서 봐왔던 것들과는 달리 생각보다 디테일한 부분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일단 첫째 온도. 아기에게 주는 분유는 40도 정도가 적당하다. 여기서도 중요한 게 물은 정수를 한번 끓인 물을 40도 정도까지 식혀 주어야 한다. 처음에 난 끓인 물에 정수기에 있는 '냉수' 버튼을 눌러 아기한테 줬다가 엄마한테 혼쭐났다. 다행히 지금은 '보르르'라는 포트기처럼 생긴 물을 끓여주고 온도 설정을 해놓으면 해당 온도 까지 맞혀주는 이모님(?) 같은 아이템이 계셔서 엄마한테 등짝 스매시를 맞지는 않는다.

 

 두 번째 양 조절. 보다 30ml에 1 숟가락을 넣는다. 이것도 정확히 조절을 해야 한다. 눈대중으로 했다가 엄마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그때 이후 1ml에 오차도 없이 양 조절을 한다.

 

 세 번째 위생. 당연한 거지만 아기한테 주는 거라 매번 소독기 및 중탕 소독 등 위생에 철저히 신경 쓴다. 손도 꼭 씻고 태워야 한다.

 요즘 난 위와 같은 분유 태우기 법칙들을 지켜 아기한테 먹이고 있다. 아기가 밥시간이 되면 커피 주문받은 바리스타 마냥 능수능란하게 분유를 태우는 나의 모습을 엄마가 멀리서 지켜보며 '바리스타 같다~'고 한다. 가만히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분유 1스푼에 양을 철저히 지켜 계량하는 모습이나 물 온도 및 물 양 조절까지 왠지 모르게 프로페셔널해 보인다고나 할까. 

 

  한 번은 아기를 태우고 집에 오는 길에 분유 줄 시간이 되어 급하게 트렁크를 작업대 삼아 분유를 만든 적이 있는데 연예인들이 현장에서 받는 '커피차'에서 일하는 기분이 들어 직업정신을 가지고 만들었던 적이 있다.

 

 아직 우리 아기는 분유에 적응을 못해 커피 원두 바꾸듯 분유를 바꿔보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아기한테 맞는 분유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아빠의 기술을 계속 키워 분유스타가 될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