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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하는 아빠에게 출장이란

 나는 업무중 시외를 갈때가 종종 있다. 가까운 지역은 해당 업무가 끝나고 당일에 돌아오지만 거리가 멀고 업무일정이 긴 지역에서는 몇일간 해당 지역에 가서 지내곤 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해당 일정이 찾아왔다.

 

 '출장' 예전엔 단어만 들어도 집 떠난다는 생각에 싫어하는 단어중 하나였다. 짐도 싸야하고 낯선곳에서 낯선이와 잔다는것 생각만해도 불편했다. 하지만 결혼후 육아를 하는중인 초보아빠가 되어 해당 단어를 들었을때는 두근거림으로 다가왔다.

 

 출장 가기전 나는 친구들과 술자리, 회식, 집근처 카페 조차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퇴근후 빨리 집에 돌아가서 육아를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저녁 종일 지친 육아로 인해 피곤에 찌든 아내는 여섯시 이후 돌아오는 나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최대한 빨리 돌아가곤 했었지만 속으로는 여가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내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출장날이 다가왔고 해당 기간동안은 장모님이 도와주시기로 하셔서 일단은 안심하고 집을 떠났다(장모님 감사합니다.) 업무를 하는 내내 내머리속은 저녁에 먹기로 한 삼겹살이 아른아른 거렸다. 마침내 저녁시간이 되었고 나는 고삐풀린 말이되어 삼겹살과 술을 배터지게 채웠다. 역시 사람은 못하는걸 하게 되었을때 쾌감이 배가 되는것 같다. 평상시 먹던 삼겹살, 소주와는 차원이 다른 행복감으로 다가왔다. 다먹고 숙소로 돌아왔을때 숙소에 누워 빵빵해지 배를 두드리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예전과는 다른게 있었다. 내가 맛있는걸 먹고 행복하면 그만이였던 내가 아내, 아기 생각이 났다. 같이 이 행복을 누리고 싶었다.

 

 가끔은 자유남편이 되는 '출장' 이 좋은것 같다.